가족 중 누군가가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해 투석 치료를 받게 되면, 보호자는 많은 걱정과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투석이란 정확히 무엇인지", "어떤 방식이 더 좋은지", "왜 CRRT 같은 치료를 받는지" 등의 정보는 보호자 입장에서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핵심 지식입니다. 이 글에서는 혈액투석, 복막투석, CRRT에 대해 보호자의 눈높이에서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혈액투석이란 무엇인가요?
혈액투석(hemodialysis)은 대표적인 투석 방법 중 하나로,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할 때 체내에 쌓인 노폐물과 수분을 기계적으로 제거하는 치료법입니다. 보통 병원이나 전문 투석 센터에서 주 3회, 4시간 정도씩 정기적으로 시행됩니다. 투석 중에는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어 인공신장기계를 통해 정화한 후, 다시 몸속으로 넣습니다.
환자의 팔에 동정맥루(AV Fistula)라는 혈관 통로를 미리 만들어 이곳을 통해 혈액을 뽑고 주입합니다. 이 과정에서 체내에 쌓인 요소, 크레아티닌, 칼륨 같은 노폐물과 과도한 수분을 제거하며, 전해질과 산-염기 균형도 맞추게 됩니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투석 전후로 환자의 피로감, 식사 조절, 수분 섭취 제한 등을 신경 써야 합니다. 특히 식이요법이 중요한데, 칼륨, 인, 나트륨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제한해야 합니다. 또한 혈관통로 관리를 잘못하면 감염 위험이 커지므로, 보호자는 환자의 팔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병원에서 안내하는 관리 수칙을 철저히 따라야 합니다.
복막투석은 어떻게 다른가요?
복막투석(peritoneal dialysis)은 병원에 매번 가지 않고 집에서 시행할 수 있는 투석 방법입니다. 복강 안에 투석액을 주입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배액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체내 노폐물을 제거합니다. 이때 우리 몸의 ‘복막’이라는 얇은 막이 필터 역할을 하게 됩니다.
복막투석은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CAPD(지속적 외래 복막투석)'로, 하루 4번 정도 직접 수동으로 투석액을 교환하는 방식입니다. 두 번째는 'APD(자동복막투석)'으로, 밤사이 기계를 통해 자동으로 투석액을 교환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낮 시간대에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어 일상생활을 유지하기에 유리합니다.
복막투석의 장점은 자택에서 시행 가능하다는 점과 혈압 변동이 적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복막염이라는 감염 위험이 있으므로 위생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보호자는 환자가 손 씻기, 튜브 청결 유지, 교환 도중 멸균 상태 유지 등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또한 복막의 기능이 떨어지면 다른 투석 방식으로 전환해야 하므로 정기적인 검진도 필요합니다.
CRRT는 어떤 환자에게 필요한가요?
CRRT(Continuous Renal Replacement Therapy)는 '지속적 신대체요법'으로, 보통 중환자실에 있는 위중한 환자에게 시행됩니다. 일반 투석은 한 번에 많은 양의 체액을 제거하는 반면, CRRT는 24시간 내내 천천히 혈액을 정화합니다. 혈압이 낮거나 심장이 약한 환자에게 적합한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패혈증으로 인해 급성신부전이 온 환자, 수술 후 출혈과 쇼크가 동반된 환자 등은 일반 투석으로는 버티기 어렵기 때문에 CRRT를 사용하게 됩니다. 기계를 통해 일정 속도로 체액과 노폐물을 제거하면서도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보호자가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은, CRRT는 일반 투석보다 훨씬 고비용이며 의료진의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대부분 중환자실에서 집중 모니터링 하에 시행되며, 하루 24시간 동안 기계가 멈추지 않도록 유지해야 합니다. 때문에 단기적인 응급 치료용으로 사용되며, 환자의 상태가 안정되면 일반 혈액투석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 보호자로서 투석의 기본 개념과 세 가지 치료 방식(혈액투석, 복막투석, CRRT)을 이해하면, 치료 방향에 대해 의료진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습니다. 혈액투석은 병원 중심의 치료, 복막투석은 자가 관리 중심의 치료, CRRT는 중환자 중심의 응급치료로 각각 역할이 다릅니다. 환자의 상태와 생활 여건을 고려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보호자는 꾸준히 정보를 학습하고 의료진의 설명을 적극적으로 청취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환자와 함께 이 과정을 안전하게 이겨내기 위한 가장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