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D(외부 뇌실 배액관)를 관리하다 보면 가장 흔하게 마주치는 상황 중 하나가 "배액이 잘 안 나올 때"입니다. 이런 상황은 신규 간호사뿐 아니라 숙련된 간호사에게도 당황스러울 수 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배액이 되지 않을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점검 포인트를 중심으로, 간호사의 역할과 안전한 관리 방법을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세팅 위치와 환자 자세 점검
EVD에서 배액이 되지 않는 가장 흔한 원인은 장비 자체의 문제보다는 세팅 위치와 환자의 자세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EVD는 외이(external auditory meatus)와 같은 높이에 맞춰 설정되며, 이는 Foramen of Monro(뇌실 배액 기준점)와 일치하는 높이입니다. 이 높이를 기준으로 배액관의 드립 챔버가 조정되며, 너무 높거나 낮게 위치하면 자연 배출 압력에 영향을 줍니다. 환자가 침대에서 고개를 들거나, 몸을 옆으로 회전시키거나, 갑자기 자세를 바꾸는 경우에도 배액이 방해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간호사는 환자의 자세를 바로잡고, 드립 챔버의 높이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침대 헤드가 상승되어 있으면, 그 각도에 맞게 기준점을 조정해야 하며, 이는 ICP 수치 측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배액관이 침구에 눌려 있거나, 라인이 꺾인 상태일 경우도 많습니다. 배액 튜브 전체를 따라가며 꺾임이나 꼬임, 압박 지점을 체크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특히 야간 근무 중 침구 정리나 환자 이동 시 라인이 잘못 배치되는 경우가 많아, 교대 시간마다 확인해야 합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점검은 단순하지만 매우 중요하며, 간호사가 적절히 조치하지 않으면 환자의 뇌압이 위험 수위까지 상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EVD 배액이 안 될 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세팅 높이와 환자 자세, 그리고 튜브 라인 상태입니다.
장비 점검과 연결부 확인
두 번째로 중요한 점검 항목은 EVD 장비 자체의 상태입니다. 특히 드립 챔버의 정렬, 챔버 내 압력조절 밸브, 연결 튜브의 결합 상태 등은 정기적으로 관찰해야 할 요소입니다. 드립 챔버에 기포가 차 있거나, 벽면에 CSF가 붙어 움직이지 않는다면 정상적인 흐름이 방해받고 있는 것입니다. 클램프가 열려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일부 병원에서는 환자의 체위나 수술 부위에 따라 수시로 클램프를 잠그는 경우도 있어 체크리스트가 필요합니다. 또한 커넥션 부위의 결합 상태가 느슨하거나 누액이 발생하면 내부 압력이 유지되지 않아 배액이 멈출 수 있습니다. 장비의 노후화도 문제입니다. 몇 시간 동안 CSF 배출이 없다면, EVD 시스템 내 플러그나 필터 부위에 침전물이 쌓여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 플러싱이 필요하지만, 간호사가 자의적으로 플러싱을 시도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의료진의 지시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간혹 병실 환경에서 온도나 습도 등의 외부 요인이 드립 챔버 내 기압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환기와 장비 위치도 함께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약하면, 장비 자체의 물리적 문제, 커넥션의 안정성, 클램프 개방 여부는 EVD가 막혔을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항목입니다.
감염 및 혈전 등 내부 폐색 의심
세팅과 장비 점검을 했음에도 배액이 되지 않는다면, 내부 폐색을 의심해야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혈전(thrombus), 단백질 침전물, 감염으로 인한 혼탁물 등이 있습니다. 특히 SAH(거미막하출혈) 환자의 경우 혈액이 응고되어 관 내부를 막는 경우가 많습니다. CSF가 혼탁하거나 색이 붉다면 감염이나 출혈의 신호일 수 있으며, 이 경우 배액이 정지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우선 CSF 샘플을 채취하여 검사에 보내고, 의료진에게 현재 상태를 보고해야 합니다. 또한 감염으로 인한 폐색은 일반적인 세척이나 재세팅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새로운 EVD 재삽입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간호사는 배액이 멈춘 시점, CSF의 변화, 환자의 신경학적 징후(두통, 오심, 의식 저하 등)를 모두 종합적으로 문서화해야 합니다. 내부 폐색 여부는 외부 점검으로는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일정 시간 모니터링 후에도 배액이 안 되면 반드시 신경외과 의료진의 판단을 받아야 합니다. CSF 성상 변화, 환자 증상, 배액 지속 시간은 간호사가 집중적으로 체크해야 할 핵심 포인트입니다.
EVD 배액이 되지 않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세 가지 핵심 항목을 순차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세팅 및 자세, 장비 연결 상태, 내부 폐색 가능성. 신규 간호사라면 이 과정을 매뉴얼화하여 숙지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복되는 점검을 통해 실수를 줄이고, 환자의 상태 악화를 예방하세요.